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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1-10 00:00
한겨레 보도자료
 글쓴이 : 리쿼리움
조회 : 11,212  

충주 세계술문화박물관
술버릇 테스트 필수…풍류객 골든벨, 꾼은 징
병따개 술병 테이블 매너 등도 지나치면 손해


  충주 세계술문화박물관(리쿼리움) 정보 
  개관:2005년
  위치:충북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51-1(중앙탑공원). (043)855-7333.
  주요 전시물:와인·위스키·맥주·동양전통주 관련 도구와 자료.
  입장료:6천원(와인 시음 포함)
  관람시간:10~18시(매주 목요일, 설날, 추석 전날·당일 휴관)


충주 남한강 주변은 문화유적의 보물창고 중 한 곳이다. 삼국시대 영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군사·지리적 요충지였다. 중부내륙에 자리한 물길·육로의 중심지답게 선사시대 이래 선인들의 숨결이 스민 숱한 문화유적들이 남아 있다. 국보 제6호 중원탑평리칠층석탑(중원탑)과 국보 205호인 중원고구려비가 있고 , 삼국~고려시대에 걸쳐 조성된 200여기의 고분이 모인 누암리고분군, 신석기~청동기시대 마을 흔적인 조동리 선사유적지,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다루던 탄금대가 있다. 그리고 충주지역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둔, 중앙탑공원의 충주박물관이 충주문화권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뒷받침한다.


국내에서도 드물고,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여기에 또하나의 박물관이 터를 잡아 볼거리를 더해준다. 국내에서도 드물고,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는 세계술문화박물관(리쿼리움)이다. 국내에 몇 안 되는 ‘마스터 블랜더’의 한 명으로 널리 알려진 이종기(55)씨가 2005년 사재를 털어 문을 연 박물관이다. 마스터 블랜더란 위스키·제조·보관유지 전문가를 말한다.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래 곁에는 늘 술이 있었지요. 술의 향기는 인류 역사의 향기이기도 합니다.” 세계술문화박물관 김종애(55) 관장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술의 과거와 현재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 술문화박물관”이라고 말했다. 지하1층·지상1층 2개 층에 와인관·맥주관·동양주관·오크통관·증류주관·위스키숙성관 등 6개의 전시실이 마련돼 있고, 와인 등을 시음하면서 술자리 예절을 익힐 수 있는 음주예절관과 야외 잔디공연장도 있다.


박물관 들머리부터 술 공부를 하게 만든다. 스코틀랜드에서 시바스 리갈 제조에 실제 사용하던 1차, 2차 증류기가 손님을 맞는다. 증류기를 분해한 뒤 배로 싣고 와 설치한 것이다. 매표소를 거쳐 지하1층 전시관 입구로 다가서면, 46개의 각국 오크통을 쌓아 삼각형 탑모양을 이룬 문이 보인다.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와인관을 거쳐 맥주관, 증류주관 등을 차례로 만난다. 고대 술 제조·보관용기에서부터 나라별 유명 와인, 맥주, 위스키 등과 그 역사, 제조법, 평가방식, 보관방법과 시설 들이 전시돼 있다. 실물과 도표를 적절히 배치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와인에 대한 상식과 깊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지중해 지역에서 쓰던 와인 저장용기인 암포라, 청동제 한나라 시대 술병, 19세기 영국에서 사용하던 알코올 농도 측정용 비중계 등이 이채롭다.

“이것이 브랜디 증류기입니다. 프랑스 코냑 지방의 브랜디가 특히 유명해 코냑이 브랜디의 대명사가 됐죠.”

“옛 와인 저장용기 밑부분이 뾰족하죠? 제조과정에서 생긴 주석산이나 효모찌꺼기 등 침전물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입니다.”


전시물 옆 벨 누르면, 녹음해 둔 설명이 ‘좌르르~’

매표소에서 미리 신청하면 전시실을 돌며 학예사로부터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술에 관해 해박한 사람도, 술과 담을 쌓고 지내는 문외한도 전시실을 걸어나가면서 기본 상식을 다지고, 새로 배우고 익혀나가게 된다. 포도의 경우 카바르네 쇼비뇽 등 품종별 수확시기와 저장방법, 저장도구 등을 도표와 실물로 상세하게 그려놓고 전시해 놨다. 발효 전에 브랜디를 첨가해 당도와 도수를 높인 포트와인, 레드와인과 화인트와인을 섞어 만드는 핑크빛 로제와인, 역시 브랜디를 첨가해 만드는 고급 식전주 셰리와인, 프랑스 샹파뉴 지방 제품 샴페인으로 유명한 스파클링 와인 등의 제조법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각 나라별 와인의 특징과 분류법, 원산지 등급 매기기에 이르면 ‘신의 물방울’로 표현되는 와인의 복잡다단한 세계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포도가 얼었다 녹았다 하면 단맛과 향기가 한층 강해진 포도가 되는데 이 언 포도로 만든 와인이 아이스와인입니다. 추운 지역에서 생산된 아이스와인에선 아이러니하게도 망고 향, 리치 맛 등 열대과일의 향과 맛이 납니다.”

벽면에 빼곡하게 전시된 각양각색의 코르크 따개(코르크 스크류), 병따개 들도 볼거리다. 오래된 것들 중엔 한쪽 끝에 붓처럼 부드러운 솔이 달린 것들도 있다. 따다가 코르크 마개가 부서질 경우 병 주위에 묻은 부스러기를 솔로 털어냈다고 한다. 1720년대에 생산된 술병 등 술병의 변화과정, 오크통 제작과정, 테이블 매너 등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육중한 무쇠로 만들어진, 후프 드라이버는 오크통 철판 테두리를 조이는 기계다. 무거운데다 설치가 어려워, 전시관을 만들 때 이 기계를 먼저 갖다 놓은 뒤 지붕을 덮고 천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주요 전시물 옆엔 벨이 붙어 있다. 누르면, 녹음해 둔 전시물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온다.

오크통 속 위스키 숙성 과정 재현한 ‘천사의 몫’ 눈길

또하나 재미있는 전시물이 ‘천사의 몫’이란 이름이 붙은, 오크통 속 위스키 숙성 과정을 재현한 것이다. 오크통에 첫해, 12년, 17년, 21년 등 숙성 햇수별로 위스키를 담아 놓고 구멍을 통해 향기를 맡아보도록 했다. 오랜 숙성과정에서 알코올이 증발하며 양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이를 ‘엔젤스 셰어’(천사의 몫)라 부른다. 위스키 주요 생산지인 스코틀랜드엔 그래서 천사가 많이 산다는 얘기가 있다.

김종애 관장이 지역별 특산주가 생겨나는 과정을 설명했다. “보드카는 감자로 만들고, 럼은 사탕수수로 만듭니다. 데킬라는 용설란으로 만들죠. 이렇게 술은 나라마다, 지역마다 가장 풍부한 농작물을 발효시켜 만들며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지역의 날씨와 농작물의 특징 등을 통해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술이 만들어지는 거죠.”

한국·중국·일본·베트남·타이·필리핀·인도네시아 등의 술항아리들이 볼 만한 동양주관을 거쳐 음주문화관에 이르면, 정중한 예의를 갖춰 마시고 즐기던 선조들의 풍류도 살펴볼 수 있다. “일곱번 사양하고 권하기를 되풀이한 끝에 마지못해 한 잔 받아 마시고, 마실 때마다 덕담을 베풀며, 그 때마다 읊고 노랫하던 선조들의 술 문화가 바로 풍류”다. 자신의 술버릇을 알아볼 수 있는 놀이시설도 있다. ‘나의 음주 습관 사다리 타기’에서 벽에 그려진 그림을 따라 자신이 술을 즐기는 방식 대로 따라 내려가면 ‘진정한 풍류객’은 골든벨을 울리고, 버릇이 안 좋아 ‘경을 칠 사람’은 징을 치게 된다. 전시관을 다 둘러본 뒤엔 음주문화·예절 체험관에서 와인을 맛보며 관람을 마무리한다.

김 관장은 “새로운 전시시설로 술 외의 발효음식의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발효과학관도 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충주 세계술문화박물관 체험거리
전통주·가양주 빚기, 무공해 과실주 빚기, 유기농 맥주 만들기, 칵테일 만들기, 와인양초 만들기, 내 상표 와인 만들기.


충주/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